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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의 영감에 의존하지 않고도 창의성이 존재할 수 있을까?

창의적인 작업에서는 마감 직전의 집중이나 영감이 때로는 작품을 완성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압박 속에서는 좋지 않은 아이디어를 버리거나 방향을 바꿀 시간도 잃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AI를 이용해 일찍 거친 형태를 만드는 일을 작품을 서둘러 완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부수고, 버리고, 묵혀 두고, 다시 돌아갈 자유를 남겨 두는 방법으로 생각합니다.

일반

창의적인 작업에는 마감이 다가오면 갑자기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경험이 자주 따릅니다. 시간이 제한되면 망설임이 줄어들고, 마지막 힘으로 글이나 기획이나 디자인이 하나로 모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압박을 받는 것이 창의성을 끌어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감 직전의 집중에는 또 다른 면이 있습니다.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더라도 크게 되돌아갈 시간이 없습니다. 떠올린 아이디어를 버릴 자유보다 현재의 아이디어를 완성해야 할 필요가 우선됩니다.

창의성에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시간뿐 아니라, 이미 만든 것을 의심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글의 중심이 어긋났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시 씁니다. 기획의 전제가 약하다면 다른 방향을 시도합니다. 겉으로는 잘 다듬어져 있어도 전달하려는 의미에 맞지 않는다면 한 번 무너뜨립니다. 이런 변화는 완성에서 멀어지는 움직임처럼 보일 수 있지만, 더 적절한 형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합니다. 마감까지 남은 시간이 적을수록 이 ‘되돌아갈 시간’이 가장 먼저 사라집니다.

AI는 창의적인 작업의 초기 단계를 크게 앞당길 수 있습니다. 주제에서 여러 구성을 만들고, 거친 초안을 작성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나란히 놓는 등의 작업을 짧은 시간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 속도를 아이디어의 수를 늘리는 데만 사용하면 후보가 늘어납니다. 그러나 하나의 초기 형태를 빠르게 만든 뒤에도 시간이 남아 있다면, 그 형태를 실제로 보면서 “정말 이게 맞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AI의 속도는 생성량을 늘리는 데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더 일찍 비판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문을 만들 때 처음부터 완성된 문장을 목표로 하는 대신, 중심 주장과 몇 개의 문단만 빠르게 형태를 만든다고 해봅시다. 읽어 보면 주장은 이해하기 쉽지만 독자의 경험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수 있습니다. 또는 구체적인 예를 넣어 보면서 처음의 질문 자체가 너무 좁았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발견은 생각이 머릿속에만 있을 때에는 일어나기 어렵고, 무언가를 먼저 바깥으로 꺼내 놓았기 때문에 보이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빠르게 만든 것을 빠르게 확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AI가 잘 다듬어진 문장을 만들어 내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완성에 가까워 보일 수 있습니다. 읽기 쉽고 논리도 이어져 있으면 방향 자체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표현이 잘 다듬어져 있다는 것과 질문이 적절하다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초기안을 완성품이 아니라 검토하기 위한 대상으로 다룰 시간이 남아 있다면, 매끄러움에 끌려가지 않고 다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창의적인 여백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포함됩니다. 한 번 만든 아이디어에서 떨어져 나와 나중에 다시 읽으면, 만드는 동안에는 보이지 않았던 불편함이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고 반응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서 처음의 방향을 바꾸고 싶어질 수도 있습니다. 일찍 만드는 것으로 생긴 시간을 더 많이 생성하는 데만 사용하지 않고, 그 일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는 시간’으로 남겨 두면 창의성에는 철회할 여지가 생깁니다.

Sai*aus가 창의적인 활동을 지원할 때도 가치는 아이디어의 수를 늘리는 데에만 있지 않습니다. 사람이 어디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정리하고, 여러 안의 차이를 보이게 하며, 아직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남겨 두는 것도 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AI가 더 빠르게 어떤 형태를 만들 수 있을수록 사람에게는 ‘이것을 채택할지’뿐 아니라 ‘애초에 다른 방향으로 돌아갈지’를 선택할 시간이 남습니다.

마감 직전의 영감을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한된 시간은 집중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만 의존하면 창의성은 마지막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힘에 치우치게 됩니다. 일찍 거친 형태를 만들고, 그다음 그것을 부수고, 버리고, 묵혀 두고, 되돌아갈 시간을 남겨 둡니다. AI 시대의 창의성은 생성 속도의 향상뿐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을 철회할 시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답이 아니라, 이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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