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것과 연결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멀리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세계 곳곳의 정보를 조사하며,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찾을 수 있습니다. AI를 사용하면 하나의 질문과 관련된 생각과 사례를 짧은 시간 안에 모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보면 연결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어떤 정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과 그 정보가 우리의 질문에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것은 같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 새로운 곳에서 살아야 할지를 고민한다고 해봅시다. AI는 그 질문을 주거비, 교통, 일자리, 교육, 의료, 기후, 안전 등 폭넓은 정보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정보가 부족했던 시대라면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갖추었다고 해서 결정이 자동으로 명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자리 기회와 가족과의 거리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는지, 비용과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낯선 경험을 얼마나 원하는지에 따라 같은 정보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가능한 연결이 늘어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납니다. 바로 그 관계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세계에 처음부터 하나의 완성된 ‘관계의 지도’가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같은 사실도 어떤 질문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것과 연결됩니다. 비가 많이 온다는 정보는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는 옷과 교통수단과 관련되고, 농업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작물과 물 관리와 관련되며, 도시 설계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배수와 재난 대비와 관련됩니다. 정보 자체는 바뀌지 않았지만 질문이 바뀌면 의미 있는 연결도 달라집니다. 이해란 더 많은 정보를 모으는 것만이 아닙니다. 지금의 질문을 위해 어떤 관계를 살펴봐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AI는 이런 관계 짓기를 빠르게 수행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자료를 하나씩 찾는 대신 AI가 질문을 여러 쟁점으로 나누고 각각을 관련 지식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AI를 단순한 답변 장치로 보면 이러한 연결의 결과로 하나의 결론을 돌려주는 것이 중심 역할이 됩니다. 하지만 AI를 연결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보면 다른 역할이 드러납니다. 사람이 “왜 이 지식이 이 질문과 관련되는가?”, “아직 연결되지 않은 쟁점은 무엇인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떤 관계가 중요해지는가?”와 같은 질문을 검토할 수 있게 하는 역할입니다.
이 차이는 작지 않습니다. AI가 어떤 질문에 가장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한 정보만 보여준다면 우리는 효율적으로 답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그것들이 선택되었는지 볼 수 없다면, 제시된 관계를 세계 자체의 구조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다른 목적, 다른 가치 기준, 다른 입장에서 보면 다른 정보와의 연결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연결을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이 강력해질수록 “무엇이 연결되었는가?”뿐 아니라 “왜 그것이 연결되었는가?”를 물을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모든 연결을 처음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면 AI를 사용하는 가치의 상당 부분이 사라질 것입니다. 일상적이고 영향이 제한적인 질문이라면 AI가 관련 정보를 정리하고 짧은 경로로 답에 이르게 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가치 판단이 관련된 질문이나 문제 자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질문에서는 효율만 우선하면 중요한 관계가 처음부터 보이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만 보여주는 것도 아니라 질문에 따라 연결이 제시되는 방식을 바꿀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연결된 것을 본 뒤 질문 자체를 바꾸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비용의 문제라고 생각했다가 조사하면서 사실은 시간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선택처럼 보였던 일이 가족이나 조직과의 관계를 포함하는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AI가 도움을 준 것은 처음 질문에 정확히 답한 것만이 아닙니다. 새로운 관계를 보이게 함으로써 그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물었어야 했는지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해는 답을 받는 순간뿐 아니라 질문과 세계의 관계가 다시 구성될 때에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Sai*aus가 중시하는 이해 역시 이러한 연결의 갱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질문을 과거 정보에 연결해 이전과 비슷한 답을 돌려주는 것만으로는 달라진 상황이나 새롭게 느껴진 불일치를 충분히 다룰 수 없습니다. 질문을 바탕으로 관련 지식을 연결하고, 사람이 그 관계를 비교하고 판단하며, 그 판단에서 새로운 차이나 질문이 생겨난다면 그것을 다음 이해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지식은 완성된 답으로 닫힐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질문을 통해 다시 의미를 가질 가능성을 남겨둘 수 있습니다.
이 순환에서 사람은 수동적인 사용자도 아닙니다. AI가 제안한 연결에 대해 “그 관계는 지금 문제에는 중요하지 않다”, “이 조건을 더하면 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이 두 가지는 따로 생각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이 새로운 이해의 재료가 됩니다. AI가 연결을 제안하고, 사람이 그 의미를 살펴보며, 그 판단에 따라 다음 연결 방식이 달라집니다. 여기서 효율화는 인간의 생각을 줄이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혼자서는 찾기 어려웠던 관계에 도달하고 그 관계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하나의 효율화입니다.
연결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나는 것은 이해의 가능성을 넓힙니다. 하지만 연결의 수 자체가 이해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질문에서 무엇과 무엇이 연결되었고 그 관계가 왜 중요한지를 살펴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다른 질문에서 연결을 다시 구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터넷이 우리를 많은 사람과 정보원에 연결한 뒤, AI는 질문과 지식 사이에도 새로운 연결을 만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문제는 얼마나 많이 연결할 수 있는가만이 아닙니다. 그 연결을 통해 사람이 세계를 보는 방식을 갱신할 수 있는가입니다.
답이 아니라, 이해를.